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외과 전문의 하태경/Hatk

암은 위대하다

대부분의 암환자들은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의사에게 듣고나면 청천벽력같은 생각이 든다. 하지만 암이 조기에 발견되어 완치가 되면 곧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는 습관이 듭니다. 저희 병원에서 위암으로 수술받는 많은 사람들은 처음에는 위암을 큰 질환으로 생각하지만 수술 후 약 6개월에서 1년이 지나면 식사량이 줄고 이전보다 몸이 가벼워졌다고 말하시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.

실제 위암은 수술을 하게되면 자신의 체중의 약 10% 정도가 감소하게됩니다. 이후 식사량도 정해진 만큼만 하게되서 과식을 할 수 없게 됩니다. 이전에 식생활이 불규칙하고 무분별하던 환자들은 오히려 더 건강해지게 되는 경우입니다. 

위암이 진행되어 수술 후 항암치료를 하게 되는 경우에는 더욱 더 이전의 생활보다 식습관의 관리를 주의하게되고 이를 꾸준히 지키려고 대부분의 환자들이 노력하게됩니다. 이런 습관의 변화는 아무리 주변에서 조언과 지도를 하더라도 바뀌지 않았지만 본인이 위암에 걸려 큰 수술과 치료를 받고 나면 스스로가 바뀌게 되어질수밖에 없죠. 

유태인이 과거 바빌로에 정복되어 식민지 생활에 적응하던 중 귀족의 음모에 의해서 몰살되는 위기에 처하자 이전에 예언자들이 하던 말을 듣지 않던자들이 죽음의 위협에 처하니 깨닫게 되었던 역사와 같이, 원수의 악행이나 신체적 고통은 어찌 보면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스승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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